브라우저가 AI의 운영체제가 된다는 건 무슨 뜻인가
YC F25 스타트업 Aside가 다섯 명·다섯 달 만에 내놓은 AI 브라우저. 로그인한 사이트를 직접 조작하는 에이전트, 열어 고칠 수 있는 마크다운 메모리, 에이전트용 비밀번호 관리자.

다섯 명이 다섯 달 만에 만들었다.
6월 23일(한국시간 24일 새벽), 'Aside'라는 AI 브라우저가 조용히 등장했다. 공동창업자 겸 CPO Chanhee Lee가 EO 매거진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X에 올린 출시 글이 최종 160만 회 조회를 넘겼고, 같은 인터뷰 기사는 2주 만에 사용자가 2만 명을 돌파했다고 전한다. TechCrunch는 7월 22일 이 브라우저를 'Chrome과 Safari의 대안' 목록에 올렸다. Y Combinator F25 배치를 거친 회사이고, 창업자 세 명은 모두 한국 이름을 쓰며 한국 스타트업 에어브릿지(Airbridge) 출신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숫자가 아니다. 이 제품이 던진 질문이다. 브라우저 자체가 AI의 운영체제가 된다는 건 무슨 뜻인가.

에이전트가 로그인해 둔 사이트를 그대로 쓴다
Aside의 핵심은 하나다. API 통합을 기다리지 말고, 이미 로그인해 있는 사이트를 직접 조작하라.
지금 대부분의 는 '바깥에서' 일한다. Gmail, Notion, Slack을 하나씩 API로 연결하고, 매 단계마다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에이전트가 접근할 수 있는 범위는 우리가 연결해 준 통합 목록으로 한정된다.
Aside는 다르다. 독립된 Chromium 기반 데스크톱 브라우저이고, 에이전트가 브라우저 안에서 작동한다. 메일 답장, 대시보드 작업, 문서·스프레드시트 정리, 후속 연락까지 — 이미 로그인한 사이트를 사람이 하는 것처럼 직접 조작한다. 쓰던 브라우저에서 방문 기록과 쿠키, 북마크를 가져올 수 있어 옮겨 타는 부담도 적다.
회사 홈페이지의 설명은 이렇다. "통합에 기대는 다른 AI 에이전트와 달리, Aside는 여러분이 하는 것처럼 웹사이트와 계정을 그냥 직접 씁니다." Chanhee Lee CPO는 EO 인터뷰에서 야심을 더 직접적으로 말했다. "이 비즈니스는 '통합(Integrations)'이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모든 게 브라우저에 있으니, 에이전트도 브라우저로 간다
논리는 단순하다. 우리의 디지털 업무 대부분은 로그인 뒤에 있고, 탭과 메시지, 파일에 흩어져 있다. 그리고 브라우저는 그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보이는 유일한 장소다. 계정, 이력, 쿠키, 파일, 권한이 이미 거기 있다.
가 채팅 창에서 브라우저로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같은 길을 먼저 간 곳도 있다. OpenAI는 2025년 10월 AI 브라우저 ChatGPT Atlas를 내놓았다가, 7월에 이를 접겠다고 밝혔다. 브라우저를 독립 제품으로 끌고 가는 대신 기능을 ChatGPT 데스크톱 앱과 Chrome 확장으로 옮기는 쪽이다. 다만 9월 18일 현재 Atlas는 OpenAI 상태 페이지에 아직 운영 중인 항목으로 올라 있다.
Chanhee Lee CPO는 바로 그 자리에서 기회를 본다. "AI로는 브라우저를 만들 수 없다." Chromium은 20년 된 코드베이스에 소스만 50기가바이트라, 코딩 에이전트로 읽으려 들면 파일 하나에서 (context window)가 한계에 이른다는 것이다. Aside 팀은 그 Chromium을 직접 고쳐 쓴다. CPO는 최근 Y Combinator 열 개 배치, 약 1,600팀 가운데 이 깊이로 Chromium을 손볼 수 있는 팀은 다섯도 안 됐다고 말했다. 지금 브라우저는 내부적으로 다섯 번째 판이고, 한 달에 한 번꼴로 허물고 다시 지었다고 한다.
이 주장 자체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다만 브라우저를 AI의 운영체제처럼 쓰려는 시도는 여러 회사가 동시에 하고 있다. 질문은 누가 가장 믿을 수 있게 만드느냐다.
급여명세서 찾기부터 구독 해지까지 맡긴다
도움말과 홈페이지가 드는 예시는 구체적이다. 도움말은 "Rippling에 로그인해 이번 달 급여명세서 PDF를 다운로드 폴더에 저장하고, 인증 코드가 필요하면 물어봐 줘" 같은 식으로 맡기라고 안내한다. "안 쓰는 구독을 전부 해지하고 환불을 요청해 줘"라고 하면 지난달 카드 명세서부터 열어 구독 목록을 추린다. 영수증 묶음을 보고서로 정리하거나, 영업 도구 Clay에서 뉴욕 테크위크에 오는 영업 임원들을 골라 미팅을 잡는 일도 예시에 올라 있다.
일을 맡기면 는 자기 탭을 따로 열어 끝까지 처리한다. 도중에 사이트를 옮겨 다니고, 웹을 검색하고, 파일을 다루고, 허락된 자동 입력으로 로그인한다. 입력이나 승인이 필요하면 멈춰서 묻고, 알림을 기다렸다가 이어서 하기도 한다. 작업마다 일반 모드와 시크릿 모드를 고르고, 권한도 읽기 전용·Guard·전체 권한 가운데서 정한다. 도중에 방향을 틀고 싶으면 새 지시를 바로 끼워 넣고(Steer), 지금 일이 끝난 뒤에 하라고 줄 세워 둘 수도 있다(Queue). 작업이 만든 파일은 작업 화면에서 이미지·PDF·문서로 바로 미리 본다.
Chanhee Lee CPO는 출시 직후 옆에서 AI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 반응이 컸고, "Codex 앱이 브라우저가 된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반복되는 일은 루틴으로 자동 실행한다. 정해진 시간에 새 작업을 시작하게 하거나, 이어 오던 대화를 주기적으로 깨워 계속하게 하는 방식이다. Aside가 사용자의 반복 작업을 찾아 루틴 초안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무료 플랜은 루틴을 3개까지, Pro 플랜은 제한 없이 켜 둘 수 있다.
긴 조사나 복잡한 작업에는 Ultrabrowse를 켠다. 필요한 맥락을 스스로 모으고 후속 작업까지 알아서 처리하며 끝날 때까지 이어서 일하는 모드다. 개발자라면 Aside CLI와 로 다른 도구에서 이 브라우저의 자동화 기능을 불러 쓸 수도 있다.
기억은 파일로 남고, 비밀번호는 에이전트에게 안 보인다
Aside의 벤치마크 숫자가 가장 화제가 된 건 아니다. 리뷰어들이 공통으로 손꼽는 건 신뢰 설계다.
첫째, 메모리. Aside는 브라우징 이력을 메모리로 바꿔 매번 맥락을 다시 설명하지 않게 한다. Chanhee Lee CPO는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기능이 이 메모리였다고 말한다. "전에는 에게 내가 누군지, 어떤 서비스를 쓰는지, 어느 메뉴를 열어야 하는지부터 알려 줘야 했다. 이제는 '해 줘'라고만 하면 해 준다. 사람들이 거기서 놀랐다." "어제 열어 본 지원자를 찾아 면접 노트를 준비해 줘"라고 하면, 채용 관리 도구 Ashby를 열어 이력서를 내려받고 지난 면접 기록까지 확인한다. 핵심은 이 메모리가 기기에 저장된 평범한 마크다운 파일이라는 점이다. 직접 열어 읽을 수도, 고칠 수도 있다. 보관 기간도 '영구·90일·30일' 중에 고른다. 대부분의 에이전트는 메모리를 불투명한 덩어리로 다룬다. 잘못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행동으로 드러날 때만 알 수 있다. 파일을 열어 고쳐줄 수 있다는 건 그 문제의 직접적인 답이다.
둘째, 에이전트용 비밀번호 관리자. AI가 내 브라우저를 대신 조작한다면 로그인은 필수다. 하지만 비밀번호가 AI 모델에게 그대로 넘어가는 건 원치 않는다. Aside는 비밀번호를 에이전트에게 노출하지 않고 페이지에 바로 자동 입력한다고 밝힌다. 홈페이지 첫 화면의 시연에서도 에이전트는 기억 파일에서 사용자의 카드사를 찾고, 저장된 패스키로 은행 사이트에 로그인한다. 자격증명을 쓸 때마다 접근 기록이 남는데, Chanhee Lee CPO에 따르면 이 기록에는 복사가 일어났다는 사실만 남고 내용은 남지 않는다.
데이터가 기기 밖으로 나가는 것도 줄였다. 작업과 메모리는 기본적으로 사용자 컴퓨터에서 실행되고, 원하면 Aside 클라우드에서 실행할 수도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Secure Enclave와 양자내성 암호(post-quantum encryption)로 보호한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Chanhee Lee CPO는 "을 부를 때도 개인 정보를 최대한 적게 내보내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모델도 고를 수 있다. 이미 쓰는 ChatGPT Plus·Pro, Claude Pro·Max, GitHub Copilot 구독을 연결하거나 앤트로픽·OpenAI·구글·xAI·OpenRouter 등의 API 키를 넣으면 된다. 특정 모델 회사에 묶이지 않는다.
AI 헬프데스크 제품을 파는 eesel의 리뷰는 데이터를 내 기기에 두는 설계와 메모리 기능을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으로 꼽았고, 비밀번호 관리자는 "좋아할 줄 몰랐던 부분"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말미에 자사 제품을 권하는 리뷰다. 흥미로운 건 Aside와 직접 경쟁하는 브라우저를 파는 Tabbit의 리뷰도 고칠 수 있는 마크다운 메모리와 비밀번호 관리자, 이 두 가지를 장점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벤치마크 1위, 채점 코드까지 공개했다
Aside는 홈페이지에 "세 개 벤치마크에서 1위"라고 걸어 두고, Online-Mind2Web 99.0%(300개 중 297개 성공)를 Browser Use 97.7%, GPT-5.4 92.8%, Claude Opus 4.8 84.0%, ChatGPT Atlas 70.0%와 함께 보여준다.

다른 AI 브라우저들이 출시 때 내놓은 것보다 공개한 범위가 넓다. 실패한 과제까지, 실행 코드와 화면 기록까지 GitHub 리포지토리에 올렸다. Chanhee Lee CPO는 "어떻게 검증했고, 어떤 코드가 실행됐고, 화면에 무엇이 보였는지까지 공개한 팀은 우리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숫자들은 Aside가 자체 세팅으로 채점한 것이다. CPO의 답은 직설적이었다. "우리가 벤치마크를 조작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심스러우면 직접 실행해 보라." Mind2Web 공동저자와의 검증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독립 재현 결과가 나오면 이 숫자의 무게가 달라진다.
윈도우판은 나왔지만, 승인 약속은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없다
Aside는 출시 석 달 차의 제품이고, 움직임이 빠르다. 5월 27일부터 9월 17일까지 공식 변경 기록에 올라온 버전만 90개다. 출시 때는 macOS 15 이상에서만 작동했지만, 윈도우판이 9월 6일(한국시간 7일) 비공개 베타를 거쳐 9월 14일 정식 출시됐다. 회사는 "맥 버전 기능의 99%"라고 밝혔고, 공식 변경 기록상 아직 맥 전용으로 남은 것은 화면 캡처 기능이다. 회사가 밝힌 다음 순서는 클라우드, 모바일, 원격 제어, 조직 기능이다.
가격은 무료 플랜(월 500크레딧)과 Pro(월 20달러), Max(월 200달러)로 나뉜다. 크레딧 과금이라 많이 쓸수록 비용이 붙는다.
걸리는 대목이 하나 있다. 홈페이지는 "결제, 게시, 메시지 같은 민감한 작업은 항상 확인을 기다린다"고 두 번 약속하고, 권한 설정에도 그 기능이 실제로 있다 — 도구마다 진행하기 전에 묻게 하는 Ask 규칙, 승인한 폴더 밖으로 나가려 할 때 묻는 Guard 모드다. 그런데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개인정보처리방침에는 '승인', '확인', 'human-in-the-loop'이라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기능은 이미 있다. 그 약속이 개인정보처리방침에도 적힐지는 지켜볼 대목이다. 최상위 설정인 Ultrabrowse는 회사 설명대로 "끝날 때까지" 스스로 이어서 일한다.
나 혼자 쓰는 브라우저라면 믿고 맡겨 볼 만하다. 하지만 가 내 대신 남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결제까지 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먼저 묻겠다'는 약속이 광고 문구에만 있는지, 정식 문서에도 적혀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AI 브라우저 경쟁은 "얼마나 잘 동작하는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진짜 변수는 신뢰를 어떻게 설계했는가다. 열어 고칠 수 있는 메모리, AI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 비밀번호, 먼저 묻고 움직이는 승인 절차. 다섯 명이 다섯 달 만에 이 질문에 가장 선명하게 답한 쪽이 지금의 화제다.
브라우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다만 승부가 갈릴 축은 이미 바뀐 것 같다.
확인 방법
Aside 공식 홈페이지·도움말(시작하기, 작업, 루틴, 메모리, 권한 설정, AI 제공자, CLI·)·개인정보처리방침·변경 기록을 2026년 9월 18일에 직접 열어 확인했다. 기능 예시와 벤치마크 수치, "민감한 작업은 확인을 기다린다"는 문구는 홈페이지 화면을 캡처해 대조했고, 개인정보처리방침은 원문에서 '승인'·'확인'·'human-in-the-loop'에 해당하는 표현을 직접 찾아 없음을 확인했다. ChatGPT Atlas 운영 여부는 같은 날 OpenAI 상태 페이지의 구성 요소 목록으로 확인했다. 창업자 이름과 직함은 Y Combinator 회사 페이지와 본인들의 공개 프로필로 대조했다.
참고한 자료
- Aside 공식 홈페이지 — 기능·벤치마크 주장
- Aside 도움말 — 시작하기(macOS 15.0 이상, 브라우저 데이터 가져오기)
- Aside 도움말 — 작업 실행(모드·권한, Steer·Queue, 급여명세서 예시)
- Aside 도움말 — 루틴
- Aside 도움말 — 메모리 관리(보관 기간·검토·수정)
- Aside 도움말 — 에이전트 권한 설정(Ask·Guard)
- Aside 도움말 — AI 제공자 설정
- Aside 도움말 — CLI·MCP
- Aside 공식 변경 기록 — 윈도우판 항목과 화면 캡처 macOS 전용 표기
- Aside 개인정보처리방침
- Aside 벤치마크 리포지터리(자체 측정·자체 채점)
- Y Combinator — Aside 회사 페이지(창업자·배치)
- EO — Aside CPO Chanhee Lee 인터뷰(2026년 8월 10일)
- TechCrunch — Chrome·Safari 대안 목록(2026년 7월 22일)
- TechCrunch — OpenAI, ChatGPT Atlas 종료(2026년 7월 9일)
- OpenAI 상태 페이지 — ChatGPT Atlas 가 아직 운영 항목으로 남아 있음
- eesel 리뷰(자사 AI 헬프데스크 제품 판매)
- Tabbit 리뷰(경쟁 AI 브라우저 판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