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엔지니어, 미국에선 사라지고 한국에선 채용 중
국내 AI 기업 포티투마루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2026년 9월 16일 기준 상시채용으로 뽑고 있습니다. 미국은 정반대로, 2023년 채용 붐 이후 이 이름이 채용시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두 나라 채용시장을 직접 확인해 그 갈림길을 분석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변천사' 시리즈 3편입니다.

" 엔지니어를 뽑습니다"라고 내건 채용공고는 지금 보기 드뭅니다. 1편과 2편이 예고했던 33만 5천 달러짜리 채용공고 이후 이야기를 미국과 한국 채용시장에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미국은 큰 채용 붐이 지나간 뒤 이 이름이 좀처럼 보이지 않게 됐고, 한국은 그런 붐 없이도 몇몇 기업이 지금까지 이 이름으로 사람을 구하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알고리즘이 프롬프트를 더 잘 썼다
1편에서 소개했듯 앤트로픽은 2023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 엔지니어 겸 사서"를 뽑으며 연봉 범위를 25만~33만 5천 달러로 적어 뒀고, 이 분야가 생긴 지 2년이 채 안 됐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두 달 뒤 블룸버그 보도로 이 숫자가 퍼지면서 채용 붐이 본격화됐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죽었을까요? 화제가 정점을 찍은 지 1년 만인 2024년 3월, IEEE 스펙트럼(IEEE Spectrum)은 "은 죽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이번 취재에서 그 근거가 된 두 연구를 원문까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VM웨어(VMware) 산하 연구팀의 릭 배틀(Rick Battle)과 테자 골라푸디(Teja Gollapudi)는 GSM8K 수학 벤치마크로 매개변수 70억~700억 개급 모델 세 종에 시스템 메시지 60가지 조합을 시험했는데, 자동으로 최적화된 프롬프트가 사람이 손으로 쓴 프롬프트보다 일관되게 나은 성적을 냈습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문구 중에는 Llama2-70B의 수학 추론 능력을 스타트렉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문장으로 끌어올린 사례처럼, 사람이 보기엔 그냥 기괴한 것도 섞여 있었습니다. 인텔 랩스(Intel Labs)의 NeuroPrompts 연구도 방향이 같습니다. 짧은 사용자 프롬프트를 이미지 생성 모델이 더 잘 알아듣는 형태로 자동 확장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더니, 사람이 직접 쓴 "전문가 프롬프트"보다 나은 결과를 냈습니다.
반론도 있었습니다. 2026년 6월 포브스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죽지 않았다"는 기사를 냈는데, 이번 취재에서도 두 차례 접근이 막혀 본문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찬성 쪽 근거는 원 논문까지 확인됐고 반대 쪽 근거는 제목과 존재만 확인되는 이 비대칭은, 이 논쟁을 대칭으로 그릴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채용공고 11만 5천여 건 중 4건
그렇다면 채용시장은 이 논쟁에 어떻게 답했을까요? 채용 플랫폼 랜디드(Landed)의 "The State of AI-Native Jobs 2026 Report"가 수치를 하나 더 얹었습니다. 2026년 7월 2일 기준 14,849개 기업의 라이브 채용공고 11만 5,348건을 전수 조사했는데, 직무명이 그대로 " 엔지니어"인 공고는 4건뿐이었습니다. 다른 일에 곁들여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뽑는 자리인 경우를 센 숫자입니다. 보고서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The skill did not die; prompt-craft moved inside agent, evals, and product roles. The standalone job died.
이 문장은 이번 취재에서 확인한 다른 수치와도 방향이 겹칩니다. PwC의 「2026 글로벌 AI 잡스 바로미터」(2026 Global AI Jobs Barometer)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AI 전문직" 공고가 전 세계에서 68.9% 늘었다고 밝혔는데(같은 기간 전체 채용 증가율은 8.6%), 이 보고서가 말하는 "AI 전문직"은 을 포함한 고급 AI 을 요구하는 공고 전반을 가리킵니다. 이름은 사라져도 그 안에 있던 기술 수요는 다른 자리로 옮겨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다만 이 "4건"이라는 숫자, 그리고 이번 취재에서 미국 쪽 논지를 뒷받침하는 핵심 수치 대부분이 랜디드 한 회사에서 나왔다는 점은 밝혀 둬야 합니다. 랜디드는 AI 시대 채용시장 취업을 돕는 코칭 서비스를 파는 회사이고, 이 인덱스 자체도 AI 채용에 특화된 플랫폼이 모은 기업 목록이라 전체 노동시장을 대표하는 무작위 표본은 아닐 수 있습니다. 1편에서 소개했던 2025년 조사(링크드인 공고 2만여 건 중 프롬프트 엔지니어 비중 0.5% 미만)는 랜디드와는 전혀 다른 회사·방법론에서 나온 값인데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다만 이 둘을 하나의 추세선으로 잇지는 않습니다 — 방법론이 다른 두 시점의 독립된 확인일 뿐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를 지금도 뽑는 회사가 있다
한국은 어떨까요? 채용시장은 다른 그림. 잡코리아에서 " 엔지니어"로 검색하면 2026년 9월 16일 기준 267건이 뜨지만, 상위 결과를 직접 열어 대조해 보니 상당수는 실제 직무명이 아니라 "AI"라는 키워드로 넓게 걸린 백엔드 개발자·QA·교육과정 모집 공고였습니다. 상위 15건 가운데 실제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직무명인 공고는 5건뿐이었습니다.
그중 지금도 열려 있는 공고가 있습니다. 포티투마루(FortyTwoMaru)는 2015년에 세워진 직원 85명 규모의 국내 AI 기업으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 답을 찾아주는 기술을 만들어 대우조선해양·SK이노베이션·KT 등에 공급해 왔습니다. 이 회사는 "[포티투마루]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을 경력·서울·상시채용으로 걸어 뒀고, 이번 확인 시점에 이 회사가 낸 공고 2건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미리디(미리캔버스)도 같은 이름의 공고를 낸 적이 있지만 지금은 마감된 상태입니다. 당시 공고는 GPT·Claude·Gemini 등 여러 모델에서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실무였습니다 — 이름만 그럴듯한 기획직이 아니라 프롬프트 작성과 평가가 핵심 업무인 자리였습니다. 미국만큼 큰 규모의 채용 붐이 한국에도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는 이번 취재에서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최소 두 곳은 그런 붐과 무관하게 이 이름으로 채용을 이어 왔습니다.
두 시장이 지금 도착한 자리는 비슷하지만 걸어온 길은 다릅니다. 미국의 "드물다"는 컸다가 줄어든 결과이고, 한국의 "드물다"는 처음부터 작았던 자리가 그대로 이어진 쪽에 가깝습니다. 같은 숫자를 만든 두 개의 다른 역사입니다.
다음 편은 이 이름이 뜨기 전, 프롬프트 몇 마디가 모델의 추론 능력 자체를 바꿔놓은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참고한 자료
- Landed — The State of AI-Native Jobs 2026 Report
- PwC — 2026 Global AI Jobs Barometer
- An Vu·Jonas Oppenlaender, "Prompt Engineer: Analyzing Hard and Soft Skill Requirements in the AI Job Market"
- Rick Battle·Teja Gollapudi(VM웨어), "The Unreasonable Effectiveness of Eccentric Automatic Prompts"
- Shachar Rosenman·Vasudev Lal·Phillip Howard(인텔 랩스), "NeuroPrompts: An Adaptive Framework to Optimize Prompts for Text-to-Image Generation"
- IEEE 스펙트럼, Dina Genkina — "AI Prompt Engineering Is Dead"
- 포브스, Dan Fitzpatrick — "Prompt Engineering Is Not Dead"
- 잡코리아 — "프롬프트 엔지니어" 검색결과
- ㈜포티투마루 — 잡코리아 회사 채용 히스토리
- ㈜미리디 — 잡코리아 회사 채용 히스토리
- 원티드 — [미리디][미리캔버스]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 공고
- 앤트로픽 — "Prompt Engineer and Librarian" 채용공고(Wayback Machine 아카이브)
- 블룸버그 — "$335,000 Pay for 'AI Whisperer' Jobs Appears in Red-Hot Market"



